비트코인 폭락, 하이먼 민스키 거품붕괴 모델로 분석해보자 (1)

  안녕하세요. 꽃길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 분석에서도 역시 암호화폐의 어두운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하이먼 민스키의 거품 붕괴 모델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많은 트레이더들이 하락장을 설명하는 데 이 이론을 예로 들었기에, 다들 한 번 쯤은 들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못 들어 보셨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설명해 드릴 테니 잘 따라와 주세요.

'그 차트'. 공포에 사는 것은 옳은 일일까?

  잠복 단계에서는 시장에 대한 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 머니' 들이 매집을 시작합니다. 코인판에서 호재와 악재를 자유자재로 뿌렸던 거대 세력들이 여기에 속할 겁니다. 이들이 매집을 진행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여 냄새를 맡은 '기관 투자자'들이 이어서 탑승을 시작합니다. 이 단계를 인식 단계라고 합니다.

  이처럼 민첩하며 정보력이 있는 집단들이 매수를 마쳤다면, 언론 보도를 통해 개미들을 불러 모읍니다. 비트코인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이다. 기존의 화폐를 대체한다. 의심해 볼 여지가 없습니다.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니까요. 따라서 이 단계를 광기 단계라고 부릅니다. 이제 묻지마 투자가 시작됩니다. 동네 고등학생부터 예순 살 넘은 할아버지들까지. 블록체인이 뭔지도 모릅니다만, 알게 뭡니까. 내일 일어나면 가격이 몇십 퍼센트씩 올라가는데. 이처럼 가장 정보가 느린 대중 투자자들까지 합세한다면,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아직 매수 안 한 흑우 없제?

  하지만 모든 일에는 끝이 있는 법. 대중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1억 가즈아~!!를 외칩니다. 이른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 머니'들은 자신들이 가진 막대한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진작부터 팔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차트상의 과매수와 시장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과열됐음을 감지하고 이탈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 투자자들 뿐이죠. 매수를 받을 주체가 사라졌으므로, 이 시점부터 시세는 붕괴 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결과는...아시죠?

  시장에 남은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 그리고 단타 트레이더들입니다. 단타 트레이더들은 반등이 나올 매물대에서 매수를 받고, 개인 투자가들은 존버를 택하거나, 반등마다 물타기를 통해 평단가를 낮춥니다. 이 과정에서 잔존 세력들은 호재와 악재를 시장에 퍼트려 반등을 일으켜 남은 물량을 정리하거나, 공매도를 통해 이익을 실현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가격은 장기 이동평균선을 향해 수렴을 시작합니다만,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만큼, 장기 이동평균선은 대중들이 인식하는 부분보다 훨씬 밑에 존재하게 됩니다. 비트코인 차트를 하이먼 민스키 모델에 적용해볼까요?

하이먼 민스키 with 비트코인. (사진을 클릭하시면 분석 글로 이동합니다.)

  제가 직접 작도한 차트입니다. 어떠신가요.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 보이시나요? 이전 연재글부터 재차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6000달러의 붕괴는 세력들의 가격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좌절 단계가 남았냐는 겁니다. 만약 좌절 단계가 진행된다면, 장기 상승 추세선을 뚫고 800~1800달러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남겨 두게 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 차트에 대한 제 의견은 바뀌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이 떨어지든 말든 관망. 계속 지켜보기로 하겠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연재를 두 번으로 나눠야겠군요. 다음 시간에는 "아니야!! 비트코인은 하이먼 민스키 모델에 적용할 수 없어!!" 라는 의견에, 적용 가능한 이유를 조목조목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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